20223 타임캡슐 (천계영, 언플러그드 보이) "생명력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언플러그드 보이'에서는 '동시대성'이라는 방법을 써보았다. 지금 유행하는 것들을 요소미다 배치하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유행하는 패션을 입고, 유행하는 노래나 가수들이 가끔씩 튀어나온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간, 익명의 어느 장소에서 이들이 살아있을 것 같은 그런 착각을 만들고 싶었다. 역량의 부족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참으로 가치있는 시도였고 과정이었다. 물론 이러한 의도 자체의 한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의 독자들과 동시대성을 가지고 생동감을 전해주는 것은 좋지만, 동시대성의 함정은 짧은 생명력에 있다는 것이다. 몇 년 후 이 만화는 유행이 지나가버린 상당히 촌스런 만화가 .. 2022. 2. 24. 드라마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인데> 리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만화도 소소하니 재밌게 본 데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눈에 띄어 봤고 내가 정말 그러는 사람이 아닌데 거의 텀 없이 완결까지 거뜬히 정주행해냈다. 오... 웬일. 잘 만든 드라마라고 잔잔히 감탄하며 감상을 시작했고, 그 페이스 그대로 결말(10화)까지 갔다. 원작을 가진 작품들은 감상 내내 원작과 비교하는 것이 시청자에게도 부담이자 즐거움인데, 이 작품은 즐거움이 컸다. 수정된 크고 작은 설정들을 보는 재미가 컸고, 그 변경 하나하나가 납득이 가 잘 만들었다 싶었다. 이를테면 남자주인공(모모세)과 그의 형 캐스팅이 그랬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그야 순정만화니까) 미남 설정이고, 형도 성격만 상반될 뿐 외형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누가 봐도 동생‘만’ 잘.. 2022. 1. 28. 한상정, 만화학의 재구성(이숲, 2021) 한상정, 『만화학의 재구성』, 이숲, 2021 (22.01.02~22.01.04) 2장. 만화의 정의 1. 만화라는 표현형식을 정의하는 다양한 입장 : 한국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논의로 알려진 스콧 맥클라우드를 비롯해 여러 학자들의 정의를 가져와 비교 분석하며 타당성을 따진다. 맥클라우드가 만화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라스코 동굴벽화를 가져온 것이 "저급한 것으로 취급받는 예술형식을 합법화시키려는 욕망으로 인해" "근대적 매체를 몇천 년 전통의 시각적 표현과 혼동"(티에리 그로스틴)한 것이라는 지적은 통쾌할 정도로 온당한 지적이었다. 그 외 경유한 여러 학자들이 또 있었는데, 주지할 것은 완전히 맥클라우드 논의에 치우쳐 있는 한국의 논의가 얼마나 빈약할 수밖에 없는지. 이미 너무 오래된 논의고 그게 아니어도 .. 2022. 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