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6 [6월 애도-서] 백온유, 유원 (창비, 2020) 애도에 관해 늘 읽고 써야지 마음을 먹으면서도 잘 못했다. 미뤄둘수록 마음은 불어나서 점점 더 쓰기 어려워졌고, 읽어야지 생각만 하는 책도 자꾸 늘었다. 한 해를 무심코 흘려보낸 지 절반이 되어서야 한 권씩이라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지간해서는 책을 사려 하지 않는데 한 달에 딱 한 권씩만 사서 그 한 달 동안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굿 아이디어. :) 생각하자마자 사서 읽으니 부담도 덜했고, 이번 달은 이 책뿐이라는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도 곱씹으며 읽었다. 온전히 내 책이라는 생각에 밑줄도 그었고, 밑줄을 긋느라 대부분의 페이지를 두 번, 세 번씩 읽었다. (나름 집중해서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원하는 문장을 찾기 위해 훑을 때마다 새롭게 눈에 띄는 문장들이 있어 당황스러웠다.) ㅡ 맨 처음 읽.. 2024. 7. 8. 4월 8일 월요일 쓸 수 있어 기뻤다. 마음에 드는 글을 쓰고 난 뒤 나는 그런 말을 뱉곤 한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먼지 쌓인 블로그에 들어오니, 너무 오랜만인데도 글들이 바래지 않고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청탁받아 썼던 글들 말고 혼자 끼적인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봤다. 재밌고, 아늑하고, 부드럽고... 더 없어 아쉽다. ㅋㅋㅋ 수줍은 말이지만 사실 나는 내 글을 좋아한다. 그냥도 아니고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 언젠가 가까운 지인이 물었다. "Y씨는 Y씨를 사랑하세요?" 고민도 않고 대답이 나왔다. "저희 그런 거 하는 사이 아니에요." 지금도 난 그때 내 대답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했다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미워한다- 흔한 명제이지만 나는 내가 난데, 내가 나랑 어떠한 관계를 맺.. 2024. 4. 9. 타임캡슐 (천계영, 언플러그드 보이) "생명력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언플러그드 보이'에서는 '동시대성'이라는 방법을 써보았다. 지금 유행하는 것들을 요소미다 배치하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유행하는 패션을 입고, 유행하는 노래나 가수들이 가끔씩 튀어나온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간, 익명의 어느 장소에서 이들이 살아있을 것 같은 그런 착각을 만들고 싶었다. 역량의 부족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참으로 가치있는 시도였고 과정이었다. 물론 이러한 의도 자체의 한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의 독자들과 동시대성을 가지고 생동감을 전해주는 것은 좋지만, 동시대성의 함정은 짧은 생명력에 있다는 것이다. 몇 년 후 이 만화는 유행이 지나가버린 상당히 촌스런 만화가 .. 2022. 2. 24. 드라마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인데> 리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만화도 소소하니 재밌게 본 데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눈에 띄어 봤고 내가 정말 그러는 사람이 아닌데 거의 텀 없이 완결까지 거뜬히 정주행해냈다. 오... 웬일. 잘 만든 드라마라고 잔잔히 감탄하며 감상을 시작했고, 그 페이스 그대로 결말(10화)까지 갔다. 원작을 가진 작품들은 감상 내내 원작과 비교하는 것이 시청자에게도 부담이자 즐거움인데, 이 작품은 즐거움이 컸다. 수정된 크고 작은 설정들을 보는 재미가 컸고, 그 변경 하나하나가 납득이 가 잘 만들었다 싶었다. 이를테면 남자주인공(모모세)과 그의 형 캐스팅이 그랬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그야 순정만화니까) 미남 설정이고, 형도 성격만 상반될 뿐 외형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누가 봐도 동생‘만’ 잘.. 2022. 1. 28. 이전 1 2 3 4 ··· 7 다음